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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음악 이야기

'포미닛 - 안줄래', 정말 방송불가판정 받을 지 몰랐던 것일까?



'안줄래라...... 뭘 안준다는 거지? 혹시 그거야?'

 

제목을 보는 순간, 절로 가사의 내용을 기대하게 하는 노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노래는 방송불가판정을 받고 말더군요. 각인되는 데는 더 없이 좋은 제목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이는 매우 당연한 결과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포미닛측은 심의 결과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긴 하였지만 말입니다.

 

최근 KBS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포미닛의 신곡 안줄래는

이들의 첫 미니앨범 'For Muzik(포 뮤직)'에 수록된 곡이다.

오는 31일 'For Muzik(포 뮤직)'의 출시를 앞두고 지상파 방송국에 음반 심의를 신청했지만,

일부 가사로 인해 KBS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것.

특히, 본 노래 가사 중에는 '오늘부터 너 한테 나 안줄래' '이제 다신 내 맘 전부 안줄래'

 '이젠 다시 너한테는 안 줄래'의 대목에서 '안줄래'가 반복된다.

한편, 포미닛 소속사 측은 방송불가 판정에 대해

"여자가 남자 친구에게 서운한 마음을 순수하게 표현한 내용인데,

방송불가 판정이 난 것에 대해 아쉽다"고 말하며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하지만 KBS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에 다시 적합한 방법을 찾아

심의를 재신청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원문: http://artsnews.media.paran.com/news/38021



 


안줄래? 뭘 안 준다는 거야? 에이..... 몰라서 그래? 내숭 떨기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는 포미닛측의 말, 그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을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럼 다음을 한 번 보도록 하죠.


1.  제목의 '안줄래' 


먼저 제목과 싸비를 가득 메우는 '안줄래'를 생각해 봅시다. '준다'라는 단어는 'give'의 뜻으로만 사용되지만은 않습니다. 그 뜻만이 아니라는 건 아마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알만하리라 봅니다. 더군다나 여성의 목소리로 안준다고 하면..... 글쎄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2. 노래의 첫 가사


노래의 첫 가사도 그렇습니다.

"베이비. 아아아아아아아~

베이비. 아아아아아아아~오예~

베이비. 아아아아아아아~"

'베이비'라는 애칭은 통상 연인을 속칭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렇다면 노래의 제목과 '아~' 를 관련지어 보면, 이는 교성이라는 것이 명백해집니다. 보코더를 사용하여 끝을 살짝 올려잡은 것은 이러한 느낌을 더욱 배가시키기도 하고요.

 

3. 후렴부의 가사


후렴부의 가사도 난감하기는 매 한가집니다. 아~ 난감하다라기보단 절묘하다는 게 더 적절할 수도 있겠군요.

남자들은 여자들의 한, 두 번의 거절은 거절이 아니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여자들이 '안된다.'라고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부터는 '된다.'라고 대답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로, '안되요,안되요,되요!,되요!'라고 한다 하질 않습니까?

이 부분의 가사도 딱 이런 구도를 띄고 있습니다.

"너한테는 안줄래,줄래,줄래~ 에에에에에~"

이건 준단 말인가요? 안준단 말인가요? 만약 준단 말이라면 마지막의 여음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4. '맘'을 '몸'으로 바꾸면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라는 유행가가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노래도 이 공식과 유사한 공식 설정이 가능합니다. '맘'이라는 글자에 모음 하나를 바꾸면 '몸'이 되지요. 이 노래 가사 중 '맘'을 '몸'으로 바꾸면 더 그럴싸해지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일까요?

이렇게 분석해보니 방송불가판정은 당연해 보이는군요. 그런데 도대체 그들은 왜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고 한 것일까요? 사실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본인들도 방송불가가 날 것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겠지만,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해야 이슈가 될테니 말이죠. 하지만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순수한 마음을 표현하였다는 말은 정정을 좀 하셔야 하겠습니다.


 

고도의 상업성에 희생되어 버린 명곡

 

여지껏 이렇게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이 붙은 노래들은 대체로 노래가 시덥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지 관심을 끄려는 그 이상이하도 아니었던 것이죠. 제 기억에 이러한 곡 중 유일한 예외는 'DJ D.O.C'의 'One Night'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 상업적인 전략으로 희생될 노래라 하기엔 노래가 너무 좋고 잘 만들었더군요.


사실 포미닛이라는 그룹 자체는 저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그룹이었습니다. 툭 까놓고 말해 현아라는 멤버가 원더걸스의 멤버였든지 하는 것은 그리 대단할게 없다 여겼고, 포미닛의 멤버들이 소녀시대보다 예쁜 것도 아니었고 2NE1의 멤버들보다 실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2NE1의 산다라박이나 KARA의 한승연 구하라처럼, 팀의 아이콘이 될만함 멤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류에 편승하여 급조된 팀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웬지 술집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가요걸' 스타일이라 여겼습니다.

 


아직도 이 그룹이 그리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이 노래만큼은 다릅니다. 최근의 트랜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을 뿐더러 여러개의 악기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가사와 멜로디의 애절함을 잘 표현해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비트는 상당히 베이스킥 위주로 진행됩니다. 물론 중간에 랩이 진행되는 부분에서는 일시적으로 자리를 내어 주기는 합니다만, 이 베이스킥 소리는 마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연상하게 하여 보컬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뒤따르는 스네어도 터지는 느낌이 강한 소리를 사용하여, 섹션 부분에서는 터질 듯한 답답함을 표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에코를 잔뜩 머금고 혼자 변주를 거듭하고 있는 신스 소리도 매혹적이고, 소리를 다소 줄여놓긴 했지만, 싸비 부분에서 번갈아 소리치는 스트링 소리도 '안줄래'라는 절규와 어울립니다. 베이스와 함께 묵묵히 중심을 잡고 있는 디스토션 덜 걸린 기타 소리 비슷한 악기도 곡의 연결부를 잘 메워주고 있고, 섹션부마다 등장하는 소리들도 곡을 맛깔스럽게 합니다. 제가 보기에 최소한 다섯 개 이상의 악기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믹싱을 깔끔하게 잘하여 조화롭게 잘 구성해낸 듯 합니다.

 



마치며

 

뮤직비디오를 찍지 않은 걸 보면 이 노래를 애초부터 타이틀로 밀 생각은 없었던 듯 싶습니다. 이 노래로 이슈를 끌고, 'Muzik'을 타이틀로 가려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종 음원 차트에선 역설적으로 '안줄래'가 더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네요. 이래저래 묻혀져 버릴 노래로 전락할 거 같아서 조금은 아쉽군요. 제목을 '사랑 안줄래' 정도로 바꾸기만 했어도 정상적인 방송활동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추석을 맞아, 한복입은 사진으로~>


 


baby ah ah ah ah -

가끔씩 피곤한 날에도 난 니 말 다들어 줬어
한 번도 준적 없던 나의 맘 너에게는 모두 줬는데
왜 자꾸 받지 않는 전화가 늘어가고
넌 말도 안되는 핑계만 대고 있어
나도 이젠 더이상은 못참겠어

오늘부터 너한테 날 안줄래
이제 다신 내 맘 전부 안줄래
이제 다신 너한테는 안줄래 안줄래
혼자 눈물 짓는 일 절대 두번 다신 안할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너한테는 안줄래 줄래 줄래 eh eh eh eh eh

오늘 나랑만 있겠다고 해놓고 급한 약속이 있다면서
어딘가 너만 난다고 세시간 동안 준비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래
친구들이 난 정말 바보라고
니 편만 드는 내가 정말 우습다고
나도 이제 더이상은 너를 못 믿겠어

오늘 부터 너한테는 안줄래
이제 다신 내 맘 전부 안줄래
이제 다신 너한테는 안줄래
안줄래
혼자 눈물 짓는일 절대 두번 다신 안할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너한테는 안줄래 줄래 줄래 eh eh eh eh eh

그만 좀 멈춰 이러다 날 놓쳐
그리고 후회 할지 몰라
니 맘이 변한 뒤 힘들어서 많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볼게
더이상 몇 번이고 생각해도 더는 안돼
지금 니가 하는 변명으론 부족해
만약 예전처럼 솔직해진다면 ok
그러면 줄게 oh oh oh oh oh always

baby ah ah ah ah -

난 안줄래 이제 다신 내 맘 전부 안줄래
이제 다신 너한테는 안줄래 안줄래
혼자 눈물 짓는 일 절대 두 번 다신 안할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이제 우릴 놔줄래
I don`t wanna cry
너한테는 안줄래 줄래 줄래 eh eh eh eh 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