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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금연 이야기

[금연 전 이야기]

[금연 전 이야기] -12월의 어느 날 


City Officials Consider Banning Smoking In Public Parks
   

  날씨가 춥다 보니 담배 피러 나가기가 버겁다. 찬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부들부들 떨면서 입김인지 담배연기인지 모를 무언가를 내뿜다 보면, '내가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담배를 피워야 하나?'라고 생각될 때가 많다. 정말 밖에 나가기 싫으면서도 밖에 나갈 수 밖에 없다니…. 그렇다! 나는 아무리 춥고 나가기 싫어도 담배만은 피워야 하는 담배의 노예였었다.


  생각이 예까지 닿고 나니, 어딘가 기분 나쁘다. 내가 사람이건, 사물이건 간에 무언가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은 내 스스로가 나약하다는 증거일 뿐 다름 아니다.


  올해 들어선 담배를 거진 하루에 한 갑 정도 피우다시피 했었다. 물론 따지고 보면 나 혼자서 하루에 한 갑을 피운 것은 아니었다. 나는 다른이들에게 항상 담배를 가지고 있다는 인상이 박혀 있었기에(원체 많이 피워대니), 담배가 떨어질 손 싶으면 모두들 내게로 찾아와 손을 내밀었다. 그러다보니 거절하기 까다로운 담배 인심이 고스란히 내 주머니 속에서 한가치 두가치씩 빠져나갔던 것이다. 인심도 좋고 다 좋지만 그러나 아쉬운 것은 나의 담배값이 자그마치 1달 기준 10만원을 육박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1달 10만원이라..... 이 돈을 적금에 붓는다면, 1년이면 120만원이니 컴퓨터 한 대요, 10년이면 1200만원이니 자동차가 한 대다. 이 쯤 되면 담배는 기호품이 아니라 생필품쯤 되겠다. 어이가 없어 기가 막히다.


  이제서야 끊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하지만 생각이 여기까지 닿고도 결심은 어렵다. 오랜 친구와의 절교 마냥, 그냥 그러지 말아야 할 것만 같다.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