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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국어/문학/교육 이야기

'신종 플루'를 통해 깨달은 '가족 사랑' 이번 주 들어 '신종 플루'의 기세가 무섭다. '신종 플루'가 심각하다는 미국발 뉴스가 전해질 때만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학교에 오니 가히 그 기세를 실감할만 하다. 각 반마다 확진 환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고 인근 학교는 휴교까지 내렸다. 그리고 우리반에도 드디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하였다. 새벽부터 열이 심해서 등교하기 어렵다 하는 것을 얼굴 한 번 보고 병원으로 바로 가자며 달랬다. 그런데 상태를 보니 덩치도 큰 녀석이 핼갛게 되서는 어딘가 안됐다. 그래서 병원에 가면 진단 결과를 전화로 알리라며 신신당부하고는 병원으로 보냈다. 점심때쯤 하여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그런데 신종플루 확진이랜다. 우리반 첫 환자였기에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회의 시간에 누차 들었던 것처럼 매뉴얼대로 읊.. 더보기
한 아이의 죽음을 기억하며 아침자습시간이었다. 아랫층의 3학년 학생이 굳이 2학년 교실인 우리반까지 찾아와 묻는다. "선생님, 손XX가 이 반이에요?" 최근들어 한 열흘째 학교를 나오지 않던 녀석이었다. 현재는 가출 상태..... 본능적으로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하였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우리반 아닌데, 근데 왜?" 그랬더니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아, 손XX가 오늘 새벽에 죽어서요. 오늘 학교 못 온다고 얘기하려구요." 태연한 목소리에 내가 더 놀랐다. 이에 내가 다시 물었다. "갑자기 왜?" "오토바이 타다가 차에 부딪혔다는데요." 키란 by Sean Choe 사건의 전말은 대충 이랬다. 죽은 손XX는 선배인 정XX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좌우로 휘청거리며 질주하는 모션을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더보기
2007년의 내 자식들을 추스림. 이텍삼. 2007년 첫 담임 시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담임으로 부임하기 직전, 애를 꽤나 먹이는 아이들일 것이라는 선배들의 말에, 나는 어느 정도로 엄격해져야 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군에서 웬만큼 드센 놈들은 겪어본 적이 있기에, 고등학생쯤이야 자신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뭐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어 남들 눈에는 드센 녀석들일지언정, 나에게는 순한 양일 뿐이었지만..... 선배들의 엄포 덕에 50%의 힘만 들여도 됐을 것을 100%의 힘을 들였던 것 같아 괜시리 녀석들에게 미안해진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들고 설친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그 덕인지 몰라도 우리반은 늘 최고였다. 우리반만 자퇴생이 없었고, 우리반만 지각, 조퇴, 결석생이 없었고, 시험만 쳤다하면 우리반이 늘 1등이었고 그랬다. 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