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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디지털/IT 이야기/2. I-POD 이야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자의 아이폰에 대한 고민

   


<이 글은 개인적으로 아이폰 구매를 고민하며, 스스로의 구매욕을 객관화시키기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다소 제 주관적인 관점에 치우쳐져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을 고려한 글이 쓰여졌어야 바람직하였겠습니다만, 양해를 구합니다.>


드디어 지난 일요일, 아이폰이 출시되었다. 늘 나온다면 소문만 있었지 매번 출시가 연기되는 바람에, 일요일에 전해져온 소식은 거짓말만 같았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출근시키고 반응을 살필만큼, KT도 고객들의 기대감이 무너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SKT의 옴니아2 출시로 인한 예봉을 하루 빨리 꺾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무식한 소리이겠지만, 나는 아이폰 판매정책에 있어서도, 여느 핸드폰이 그래왔듯, 신규가입자와 번호이동가입자를 구분하는 정책을 쓰게 될 것이라 여겼다. 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가입자를 빼오기에는 '아이폰'만한 것이 없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물론 확률은 낮겠지만 출시하고 시간이 좀 지나면 어찌될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번호이동에 더 나은 가격이 책정되리라 보고, 번호이동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발표된 자료는 번호이동을 통해 재미볼 수 있는 녀석이 아니더라.

 

나는 그동안 아이팟 터치를 써오고 있었던 탓에, 아이폰이 어떤 장점이 있는 기기인지는 잘 안다. 하지만 또다른 메인폰을 스마트폰으로 쓰고 있기에, 아이폰을 추가 혹은 교체하자니, 두 핸드폰 간에 사용 영역이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망설여진다. 어느 한쪽이 나으면 다른 한쪽이 모자라는 실정이라 선택이 곤란하다.


 

특히, '일정, 연락처 관리'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아이폰이 아직까지는 WM 기반의 스마트폰에 못미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폰을 통해 구글 캘린더가 유용하게 쓰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글 캘린더가 아웃룩 일정관리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UI의 깔끔함이 아웃룩쪽이 더 낫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아웃룩쪽이 편리하다. 아이폰도 아웃룩과 연계된다 하지만, '작업' 영역이 씽크 되지 않는 것은 결정적인 단점이다. 아이폰의 터치감이 대단하다 하지만, 아이팟 터치를 쓰면서도 타자 간엔 오타가 많이 났기에, 속기에는 내가 쓰고 있는 쿼티 자판의 스마트폰이 낫다.


하지만, 통일성과 일관성이 보장되는 프로그램들은 아이폰쪽이 훨 낫다. WM 기반의 프로그램들은 웬지 들쑥날쑥이라 지저분해보여,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 다만 쓸만한 프로그램의 한글화는 WM 기반의 프로그램들이 훨씬 낫다. 물론 사용자층이 확보되면 아이폰도 한글화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단 말이다. 프로그램들을 수급하기에도 WM 기반의 스마트폰이 낫다. 많은 공부가 불가피하지만, 아이폰은 앱스토어로 인한 통제가 확실한데 반해, WM쪽은 아직은 뒷구멍이 많다. 초보자의 접근성은 아이폰쪽이 월등하다 하겠다. WM기반의 스마트폰처럼 어렵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굳이 비유하자면, WM기반의 스마트폰은 컴퓨터같지만 아이폰쪽은 핸드폰 같다고 할까나.



WM기반의 스마트폰은 Micro SD 메모리 장착이 가능하여 확장성이 높다. 하지만 주메모리가 금방 차버려 지속적으로 메모리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귀찮음이 따른다.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Micro SD 메모리조차 그 용량이 대단한 편은 아니라, 도리어 아이폰보다 용량 걱정에 시달려야 할 때가 많다.(물론 기술력의 향상으로 더 높은 메모리가 보편화되면 훨씬 나아질런지도 모른다.) 이에 반해 아이폰은 메모리를 추가로 장착할 수 없어 불편하지만, 32G 정도를 구입하면 사실상 크게 메모리 걱정할 일은 많지 않다.


배터리 문제야 말로 아이폰의 결정적 단점이 된다. WM 기반의 스마트폰은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하고 2개 정도의 배터리로 교체 장착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은 내장된 배터리만이 사용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많이 사용하다 보면 충전 노이로제에 시달릴만도 하다. PC가 갖춰진 환경에 있는 사람이라면 좀 낫겠지만, 어댑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충전 방식이 기본적으로 USB 방식이라 보편적이지는 않다. 남들이 쓰는 핸드폰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A/S 또한 아이폰의 약점이다. 애플의 A/S 방식은 벌써부터 우리나라 사정과는 달라 쉽게 용인되지 않았다. 기기의 우수성으로 인해, 선구자들은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였지만, 맥도널드가 불고기버거를 도입하고 구글이 결국 한국식 사이트로 개편을 하듯, 조금은 애플의 방식도 변경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복잡하지 않은 구조이기에, 프로그램 설치 미숙으로 인한 A/S 요청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생각보다는 그리 A/S 요구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그것들이 꼬여 각종 에러메시지가 속출한다던가,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불가능해지는 일이 다반사다.


다음은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정리한 아이폰의 장단점들이다.


<스마트 폰의 장점>

  1. 쿼티 키보드(내 스마트폰의 경우)
  2. 아웃룩 연계 일정 관리의 편이성
  3. 아웃룩 연계 연락처 관리의 편이성
  4. 다양한 유틸리티(물론 이 유틸리티들이 통일성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음)
  5. 사용자 개방성이 높아 고급 사용자들에 의해 한글화가 많이 되어 있음.
  6. 중국집 등지에서 배부른 자료가 다양
  7. 메모리의 확장성(하지만, 주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골치와 마이크로 SD카드의 용량이 그리 높지 않음)
  8. 배터리의 여유(2개 교체 사용 가능)

 

<아이폰의 장점>

  1. 극강의 터치감
  2. 통일성과 일관성이 보장되는 유틸리티(종적 다양성이 떨어지기는 하나, 분명 사용자측이 확보되면 나아질 것이기는 함
  3. 배부른 자료의 부족(외국 자료는 탈옥 등의 방법으로 다양함이 보장되나, 국내 자료는 어려울 듯. 물론 외국 자료의 한글화 가능성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
  4. 전화 기능의 안정성
  5. 아이팟 터치 대비, 카메라 기능의 확보
  6. 프로그램의 안정성 높음(프로그램 꼬임으로 인한 전화 불통 사태는 없을 듯)


관건은 아이폰의 경우, 데이타 요금제를 반드시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나의 데이타 사용량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집에서야 WI-FI가 확보되고, 사무실에서도 부분적으로 WIFI 사용이 가능하니, 기껏해야 짬짬이 시간밖에는 데이타 통신을 사용할 겨를이 없다. 따라서 주말이나 짬짬이 시간을 통해 데이타 통신을 사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은 액티브 씽크 없이는 영화표 하나 예매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나의 데이터 통신은 기껏해야 트위터나 미투데이, RSS 구독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물론 사용자층만 확보된다면, 분명 대체 방법이 나타나리라 여겨지지만, 아직까지는 아이팟 터치의 WIFI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


 

아이폰 예판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한다. 이같은 반응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일단 기다려 보련다. 아이폰을 지르게 되면 무조건 2년간 노예 약정에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오래 사용해온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이제서야 본격화 될 조짐이 보인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SKT 최고의 요금제인 '지역할인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 가게 된다면 모를까 이 요금제를 포기하기엔 아깝다. 혹 앞으로 공짜폰 같은 더 좋은 조건이 나타나게 될지도 모르고, 나의 아이팟 터치도 아직은 해야될 일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에도 그리던 카메라가 장착된 아이팟 터치가 나오게 될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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